마이너스 시력에 근시 난시 짝짝이로 편두통을 달고 살던 난 드디어 라섹을 결심한다.
물론 가까운 지인, 가족들 등 주변에서 한 경험들을 듣고 결정한 쫄보 중에 쫄보. 결정하고 나니 실천까지는 착착 진행됐다. 하고자 마음먹고 수술까지 약 이주 정도 걸렸다.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하고자 서울은 과감히 패스하고 나름 눈 수술로 유명한 부산에서 진행했다. 사실 후기에서 보면 여러 곳에서 검안 검사를 받고 수술을 결정하라 하였지만.. 나는 작년 서울에서 검안을 받은 적이 있고+처음 간 안과에서 꼼꼼한 검사를 받았기에 곧장 수술 결정을 했다. (사실 안과는 거기서 거기. 웬만한 안과는 거의 최신식 기계를 사용하고 결국 차이점은 집도하는 의사의 차이라고 생각.)
수술 당일 모자와 선글라스를 야무지게 챙기고 접수 후 대기했다. 대기하는 짧은 그 순간이 굉장히 떨렸고 수술실로 들어가 마취 안약을 넣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순간 긴장 최고조.
수술대에 눕는 순간 빨간 레이저, 사방의 밝은 흰색등 아래 겁이 나기 시작했다. 레이저를 쏘기에 눈을 감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는 신신당부, 마구 붓는 차가운 점인액. 내 눈알을 닦는 브러쉬. (마취했기에 느낌은 나지 않았지만 시각적으로 느껴져 피할 수 없었다…) 수술은 15분 정도였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시림과 얼얼한 통증으로 눈을 꼬옥 감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그때가 저녁 시간이었는데 뭔가를 먹고 싶지도 않고, 그저 식욕이 뚝 떨어져 얼른 가서 자고 싶었다. 수술 당일: 눈 시림+통증+보호용 렌즈 의한 결림
수술 다음날~삼일 째: 눈 시림+아침에 눈 뜨는데 매우 매우 건조. 렌즈 끼고 장시간 지났을 때 느낌.
렌즈 제거 후 당일: 그나마 살 것 같다. 최소 결림은 사라졌으니.
수술 일주일 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건조함은 여전했지만 더 이상 시림과 통증은 없어 살 것 같았다.
현재: 흐릿한 시력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기는 하나 억지로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괜찮아질 정도.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해야 해서 글씨를 자세히 보려고 하니 머리가 아픈 것 같다. 눈 못 뜨고 심봉사처럼 산 지난 상일은 팟캐스트 덕분에 무료함을 지울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깜빡 잠이 들기에 저녁에 잘 때 애를 먹었다. 지금까지 완벽하게 시력이 올라오지 않았지만 운동할 때 코에 흐르는 땀에 미끄러지는 안경을 끼지 않을 수 있어 좋다. 전체적으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