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여
황선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기대가 실망이 되는 순간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결심하고 스스로 행동하고자 하고
감정의 흐름이 좋아서 한동안 적어둔 체 두고두고 읽었던 기억이.
이 시와 비슷한 느낌의 또 다른 작품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떠한 얼굴로 너는 내게 뛰어온다."
어렴풋이 이 정도의 문장밖에 생각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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